등록일: 2023-08-13 00:22:12
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‘문정’은 아들과 함께 살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 일을 한다.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‘화옥’을 돌보다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.충격적인 상황에서도 병원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.‘문정’은 아내의 시체를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각 장애인 ‘태강’을 속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…
<비닐하우스>의 주인공 문정의 삶은 밝지 않다. 자신은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고, 어린 아들은 소년원에 가 있고, 집은 없어서 비닐하우스에서 기거한다. 가끔씩 만나는 남자가 있지만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. 다만 천성이 착하고 성실해서, 어느 노부부의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힘겹지만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다.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. 이 사건 이후에 그녀의 삶은 소용돌이에 빠져 버리고, 영화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간다. 장르적 컨벤션이 주요 대목마다 영민하게 활용되면서, 비극의 덫에 빠져 버린 문정의 운명은 능숙한 통각의 스릴러로 전개된다.
(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/ 정한석)